故 이수현 20주기
오늘 친구에게 연락을 받았다. 뉴스에 잠깐 나왔다고. 점심시간에 부랴부랴 찾아보니, 내가 출연했던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이 정말 나왔더라.
뉴스를 보고서야 알게 됐다. “아! 오늘이 故 이수현 서거 20주기였구나!” 한 일본 친구가 준비한 이야기를 듣고, 감동해서 펑펑 울고 있는 나를 보며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한일국교 정상화 50주년이 되는 2015년, 나는 일본 정부 초청으로일본정부초청으로 ‘의인 이수현의 발자취를 찾아서’라는 9박 10일간의 연수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 이수현 씨가 지냈던 곳들을 차례차례 방문하며 내가 가장 초점을 맞췄던 것은, 이수현 씨는 선로에 자신의 몸을 내던지기 전에 어떤 생각을 했을까 하는 것이었다. 내가 만약 그였다면 하고 상상해보았다.
일본에서 고학생으로 생활하였던 그는 일본에서는 외부인 이였으리라. 또, 한국은 일본에 식민지배를 당한 역사가 있기에, 한국인으로서 일본인에게 복잡한 감정을 가졌을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어찌 그 찰나의 순간 승강장에서 선로로 몸을 던질 수 있었을까? 아마 한 사람으로서 다른 한 사람을 구하고자 하는 그 마음 이외에 다른 생각은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는 인류애를 몸소 실천한 의인이었다.
인류애란 평화와 화해의 실마리이기에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많은 사람이 그의 정신을 기억하고 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다툼은 상대방과 나를 구분 짓는 데서 시작된다. 일단 서로 구분 짓고 나면 각기 평화를 주장하더라도 싸움으로 번지게 된다. 그러니 우리 모두 인류애를 가지자. 내 입장을 내세우기 전에, 상대방도 나와 다를 것 없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상대방을 이해하자.